오늘도 성장하고 있는 예성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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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09-02 19:01본문
"예성 씨, 용돈카드를 사용하고 나면 꼭 영수증을 받아야 해요. 이번 달에 빠진 영수증만 세 장이에요."
말을 건네자, 예성 씨는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합니다. 그리고는 본인의 카드를 꺼내 두 손으로 높이 들어 보여 줍니다..
“여기 있어요!”라고 말하는 듯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영수증입니다.
카드사에 연락해 사용처를 확인하고, 재발행을 요청하려면 여러 절차가 필요합니다.
예성 씨가 용돈카드 사용하는 곳은 주로 직장 근처입니다. 점심시간에 맞춰 예성 씨의 직장을 방문했습니다.
직장을 방문한 나를 본 예성 씨는 순간 놀란 듯 두 눈이 커졌습니다. 잠시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금세 환한 웃음으로 다가와 곁에 섭니다.
몸을 가볍게 앞으로 숙이며 인사하는 모습. 손끝은 바지 옆을 만지작거리며 살짝 긴장된 듯했지만, 특유의 맑은 표정은 그대로입니다.
“예성 씨, 우리 오늘은 용돈카드 들고 영수증 재발행하러 가요.”
이 말을 들은 예성 씨는 곧장 가방을 열고, 서둘러 카드를 찾아 들고 뛰듯 다가옵니다.
손에 든 카드를 얼굴 옆에 들고, 눈을 마주치며 또 한 번 웃어 보입니다.
첫 번째로 들른 곳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성씨는 손을 가볍게 흔들며 사장님께 인사를 합니다.
“어서 와!” 사장님도 예성 씨를 알아보며 반가운 목소리로 맞이해주십니다.
사정을 설명하며 영수증 재발행을 요청하는 동안, 예성 씨는 물건을 구경하는 척하며 한 발 뒤에 서 있습니다.
그러다 사장님께서 “항상 인사 잘해요. 들어올 때마다 밝게 웃고 꾸벅 인사해요.”
그 말을 듣고 예성 씨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입꼬리를 더 올렸습니다. 부끄럽지만 기쁜 표정입니다.
다음으로 들른 카페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예성 씨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살짝 숙이며 인사를 하니. 가게 주인은 예성씨를 웃으며 반겨주십니다.
사장님들께 예성씨의 이름을 말해주며, 영수증의 필요성을 말씀드리니, 다음부터는 꼭 챙겨 주신다고 합니다.
말 없이도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아가는 예성 씨의 일상.
외부 직장을 다닐 수 있을까 걱정했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보다 성실히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지역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회와 잘 소통하고 있으니 너무 뿌듯합니다.
영수증을 재발행 해야 하는 번거러움에 피곤함도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영수증 재발행을 마친 뒤, 다시 한 번 예성 씨에게 말했다.
“예성 씨, 카드 쓸 때는 꼭 영수증도 같이 받아야 돼요. 알겠죠?”
그 말을 들은 예성 씨는 손으로 네모를 만들어 보입니다. 영수증을 의미하는 자신만의 표현입니다.
“맞아요, 그렇게! 다음부터는 영수증도 꼭 챙기기로 해요.”
내가 말을 마치자, 예성 씨는 손가락으로 ‘OK’ 표시를 만들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표정에는 책임감이 담겨 있었고, 오늘따라 미소는 더 맑아 보입니다.
예성 씨는 그렇게 오늘도 성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