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꼬치에 담긴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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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6-02-16 20:54본문
명절을 앞두고 입주민들과 함께 산적 꼬치를 만들었습니다. 생활실 한가운데에 둘러앉아 형형색색의 재료를 가지런히 펼쳐 놓는 순간, 이미 설날은 시작된 듯했습니다. 노란 단무지, 분홍빛 햄, 붉은 맛살, 초록 쪽파까지. 보기만 해도 마음이 환해지는 색 들이었습니다. 그 풍경 만으로도 명절의 설렘이 물씬 풍겼습니다. 꼬치에 재료를 꽂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순서를 맞추고,색의 균형을 살피며 하나 씩 신중하게 꽂아 나갔습니다.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다시 빼서 정리하고, 또다시 맞춰 보며 자연스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단순한 요리 과정이었지만, 그 안에는 작은 정성과 집중이 담겨 있었습니다. 완성된 산적 꼬치가 팬 위에서 노릇 노릇 익어 갈 때, 고소한 냄새가 생활실 가득 퍼졌습니다. “맛있겠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다 익으면 나눠 주겠다는 한마디에 기대가 더해졌습니다. 드디어 완성된 산적 꼬치는 색도 예쁘고 모양도 제법 근사했습니다. 그러나 그 맛은 단순히 재료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입주민들의 꼬치는 손맛보다 마음으로 빚은 맛이었다. 함께 만들며 쌓인 웃음과 기다림, 서로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하하, 호호 웃으며 룸메이트들과 둘러앉아 나눠 먹는 시간은 그 어떤 명절 음식보다 풍성했습니다. 산적 꼬치 한 입에 담긴 것은 햄과 단무지의 맛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의 온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추억은 오래도록 마음속에서 노릇하게 익어 갈 것이다.

